<나는 도슨트입니다.>

25/11/06

예전에 십대 친구들의 입시 실기를 도와줄 때는 강사다워야 했고 선생님다워야만 했지만 그 일에서 멀어진 이후로는 나다운 레슨을 하려고 고민한 시간들이 있었습니다(어차피 레슨을 쭉 할 거라면).

저는 레슨할 때 순수하게 음악만 얘기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레슨 받으러 오신 분의 포지션이 업이든 취미이든 그런 레슨을 할 때 가장 좋았습니다.

그런 레슨을 하는 동안 저는 스스로를 ‘도슨트’처럼 느끼고 그렇게 행동합니다. 안내자, 해설사이자 제가 더 공부했거나 경험한 지식에 대해서는 가르침을 주기도 하는.

레슨받으러 오신 분이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있어서만은 저와 동등하면 동등할 수록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전제조건이라면 전제조건이겠습니다.

의식적으로 노력했다기보단 자연스러운 변화에 가까웠고, 앞으로도 쭉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저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그 일의 도슨트입니다.

<어제 레슨을 하다가 나눈 대화에 이어서> 25/10/30

너와 내가 서로의 삶에 중요해진다는 건 무엇일까?

처음엔 사소한 트러블이 생긴다. 정말 정말 사소한.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상호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갖고 있는가 아닌가다. 문제를 함께 풀어나간 경험이 쌓이고 또 쌓이면… 너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된다.

모든 인연은 거기서부터 전개되거나 끝난다. 표면적으로든, 은밀하게든.

당신이 나를 (또는 내가 당신을) 수용해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용서해주었기 때문에 당신은 나에게, 나는 당신에게 귀중하고 중요한 사람이 된다.

(왜 작곡레슨을 하는데 우린 이런 대화를 나눴나?)